1. 보험자(보험회사)의 명시▪설명의무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
보험자는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에 보험계약자에게 보험약관을 교부하고 그 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설명하여야 하고(상법 제638조의3 제 1항), 사업자는 약관에 정하여져 있는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여야 합니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3항). 사업자가 제2항 및 제3항을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해당 약관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습니다(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4항).

보험금을 둘러싼 수많은 분쟁 중에, 상법과 약관규제법 조항의 명시▪설명의무에 대한 다툼이 많습니다.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 입장에서, 보험 가입시 제대로 설명듣지 못한 약관 조항에 의해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된다면 굉장히 억울하겠지요. 그러한 경우,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보험사의 설명의무위반에 대한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보험사는 해당 조항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게 됩니다.
즉,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에게 보험가입 당시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던 해당 조항은 계약의 효력을 상실하고 없는 조항이 되는 셈이지요.
대법원에서는 보험사의 명시▪설명의무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판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1996. 4. 12. 선고 96다4893 판결
보험자 및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는 보험계약의 체결에 있어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료율의 체계 및 보험청약서상 기재사항의 변동사항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지고 있다고 할 것이어서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보험계약자나 그 대리인이 그 약관에 규정된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당원 1996. 3. 8. 선고 95다53546 판결, 1995. 8. 11. 선고 94다52492 판결 및 1992. 3. 10. 선고 91다31883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보험계약자인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 실제로는 자신의 아들인 소외 1이 이 사건 차량의 주운전자인데도 자신의 처인 소외 2를 주운전자로 허위 고지함으로써 보험계약의 중요 사항에 대하여 고지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약관에 따라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한편 원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피고에게 주운전자제도와 관련된 보험약관의 내용, 특히 그 부실고지의 경우에 입게 되는 계약해지의 불이익 등에 관하여 구체적이고도 상세한 설명을 하여 주었다는 점에 부합하는 그 판시증거를 믿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어 원고가 주운전자에 관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를 이행하였음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피고의 주운전자에 관한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원고의 이 사건 보험계약 해지는 부적법한 것으로서 그 해지의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옳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보험계약자의 고지의무 위반과 보험자의 설명의무 위반의 효과, 설명의무 위반의 입증책임 및 그 증명 정도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5다60017,60024 판결
상법 제638조의3 제1항 및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의 규정에 의하여 보험자 및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는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료율의 체계, 보험청약서상 기재사항의 변동 및 보험자의 면책사유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지고 있으므로, 만일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고 , 다만 보험약관의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는 사항이라 하더라도 보험계약자나 그 대리인이 그 내용을 충분히 잘 알고 있거나,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거나, 이미 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라면 그러한 사항에 대하여서까지 보험자에게 명시·설명의무가 인정된다고 할 수는 없다( 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2다32776 판결 등 참조).
…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보험계약에 적용되는 보통약관은 ‘배상책임손해’와 관련하여 제22조 제11항에서 보험자인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는 피보험자인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의 폭행 또는 구타에 기인하는 배상책임은 그 원인의 직접, 간접을 묻지 아니하고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면책조항은 이 사건 보험계약에 있어 중요한 사항이라 할 것인데, 이는 보험약관상 일반적·공통적 규정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할 수 없고, 또 상법 제659조 제1항은 보험사고가 피보험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때에는 보험자는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인데, 위 면책조항은 피고의 폭행 또는 구타로 예견하지 않았던 중한 결과가 발생한 때에 피고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더라도, 중한 결과에 대하여 상당인과관계와 과실이 있음을 전제로 그 중한 결과 전반에 대하여 면책된다는 것이어서, 상법이 이미 정하여 놓은 것을 되풀이 하거나 부연한 정도에 불과하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위 면책조항은 상법 제659조 제1항의 내용을 초과하는 범위에서 원고의 명시·설명의무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
보험사가 설명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였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는다면, 피보험자가 해당 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 조항(예컨대 고지의무 관련 사항, 면책 조항)을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보험사는 해당 조항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고, 따라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이와 같은 보험사의 설명의무위반의 효과가 단지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거나 계약자가 취소권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하여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1996. 4. 12. 선고 96다4893 판결
상법 제638조의3 제2항에 의하여 보험자가 약관의 교부 및 설명의무를 위반한 때에 보험계약자가 보험계약 성립일로부터 1월 내에 행사할 수 있는 취소권은 보험계약자에게 주어진 권리일 뿐, 의무가 아님이 그 법문상 명백하므로 보험계약자가 보험계약을 취소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보험자의 설명의무 위반의 법률효과가 소멸되어 이로써 보험계약자가 보험자의 설명의무 위반의 법률효과를 주장할 수 없다거나 보험자의 설명의무 위반의 하자가 치유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

2. 설명의무(보험사)와 고지의무(보험계약자, 피보험자)의 충돌
보험사의 설명의무가 보험계약자, 피보험자의 ‘고지의무(계약 전 알릴 의무)’ 위반과 충돌하는 경우, 분쟁은 급격히 심화됩니다. 오토바이 등 이륜자동차 운행과 관련하여 ‘이륜자동차의 계속적 사용, 이륜차 부담보 특약’ 등을 두고 고지의무위반과 설명의무위반의 주장이 대립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피보험자가 이륜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사고가 발생하고, 그에 대한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면, 보험사는 가입 당시 이륜자동차의 사용사실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통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 보험사의 설명의무위반에 따른 약관효력 상실, 보험금 지급을 긍정한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대법원은 해당 사건의 약관규정상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보험사에 통지하여야 할 사항은 ‘계속적 오토바이 운전’인데, 자신의 운전이 계속적 운전에 해당하여 통지의무의 대상인지 여부를 일반인이 판단하기 어렵다고 보아 설명의무의 대상으로 보았고, 계약자나 피보험자가 과거 ‘이륜차 부담보 특약’에 가입한 경험이 있다거나 ‘현재 오토바이 운전 여부’에 대해 답을 하였다고 하여 그에 대한 정확한 의미까지 안다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보험사가 위와 같은 사항에 대하여 매우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본 것입니다. ‘계속적 오토바이 운전’이란 어떤 형태인지, 보험계약자가 이에 해당할 수 있는지, ‘현재 오토바이 운전 여부’와 보험가입조건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오토바이 운전과 관련하여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는 무엇인지 등에 대하여 보험사는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에게 매우 구체적인 설명의무을 부담한다는 뜻으로 이해됩니다.
대법원 2021. 8. 26. 선고 2020다291449 판결
대법원은 보험 약관상 ‘주기적인 오토바이 운전 사실’이 고지의무 대상으로 되어 있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판단한 원심판결을 수긍하였고(대법원 2020. 1. 16. 선고 2018다242116 판결), 보험 약관상 ‘이륜자동차를 직접 사용하게 된 경우’를 통지의무 대상으로 하는 경우 이를 명시하여 설명하지 않는다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이를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여, 그와 같은 약관의 내용이 단순히 법령에 의하여 정해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할 수 없다고 보고 명시·설명의무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91316(본소), 2009다91323(반소) 판결].
…
1)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원심판결 이유를 살펴보면, 원고가 ‘이륜자동차를 계속적으로 사용하게 된 경우에는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경우에 해당하여 피고에게 이를 통지하여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는 사정까지 예상할 수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약관규정이 단순히 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약관규정에 대한 피고의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된다고 볼 수 없다(원고가 이 사건 약관규정의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볼만한 자료를 찾아볼 수도 없다).
가) 상해보험의 내용, 약관,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에 대해 보험자의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되는 경우는 가급적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 특히 이 사건 약관조항은 위험변경증가에 대한 통지의무 등을 규정한 상법 제652조의 적용요건을 완화시켜 보험자에게 이익이 되는 조항인데다가, 보험자가 이 사건 약관조항에 대한 설명의무를 이행하는 것에 큰 어려움이나 부담이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나) 오토바이 운전이 객관적으로 위험하다는 사실은 일반인도 인식하고 있으나, 그러한 인식을 넘어서서 상해보험의 가입 여부나 보험계약 조건을 변경시키는 사유에 해당하여 통지의무의 대상이 된다거나 이를 게을리할 경우 계약을 해지당할 수 있다는 사정은 보험자 측의 설명 없이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이를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다) 이 사건 약관규정상 통지의무의 대상이 되는 것은 모든 오토바이 운전이 아니라 ‘계속적 오토바이 운전’이다. 일반인으로서는 보험자 측의 설명 없이 자신의 오토바이 운전이 계속적 운전에 해당하여 통지의무의 대상이 되는지 등에 대해 쉽게 판단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라) 원고가 이륜자동차 부담보특약에 가입한 경험이 있다거나 ‘현재 오토바이 운전 여부’에 대한 청약서의 질문에 답을 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이륜자동차 부담보특약은 그 답변에 따라 가입 여부가 결정되는 사항에 불과하고 청약서의 질문 역시 보험계약 체결 당시 오토바이 운전을 하는지 여부를 묻는 것일 뿐이어서, 전문가가 아닌 원고로서는 이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표시하면 족할 뿐 그 의미가 무엇인지, 특히 오토바이 운전이 보험조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등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파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마) ‘보험계약 체결 당시 오토바이 사고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말하였다.’는 보험설계사 소외 2의 증언을 그대로 신빙하기 어려운 사정도 있다. 소외 2는 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보험판매자격이 상실되거나 수수료를 환수받는 등 불이익을 입을 여지가 있고, ‘원고에게 직업변경에 대해서는 통지해야 한다고 설명하였으나, 오토바이 운전 사실을 통지해야 한다는 것은 설명하지 않았다.’고 증언하기도 하였다.
2) 그럼에도 원심은, 원고가 이전에 이륜자동차 부담보특약에 가입한 경험이 있다는 점, 이 사건 2 내지 5 각 보험계약 체결 시 ‘현재 운전을 하고 있습니까?’라는 청약서의 질문에 승용차(자가용) 란에만 표시를 하고, 오토바이 란에는 표시하지 않았고, 이륜자동차를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륜자동차 부담보특약에 가입하지 않은 점 및 위와 같이 믿기 어려운 보험설계사의 증언 등을 근거로 원고가 이 사건 약관규정의 내용을 이미 잘 알고 있거나 예상할 수 있었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된다고 보고, 이 사건 약관규정이 정한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피고의 해지 의사표시에 따라 이 사건 2 내지 5 각 보험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되었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보험약관의 설명의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나. 보험사의 설명의무위반에 따른 약관효력 상실을 긍정하지만, 상법 제652조 제1항에 따른 보험사의 해지권(보험금 부지급)을 긍정한 대법원 판단
보험사의 설명의무위반과 보험계약자, 피보험자의 고지의무위반이 대립하는 사안에 대하여, 기존과 다르게 판단한 대법원 판례가 있어 이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운전을 하지 않던 시기에 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보험 가입 후 배달전문 음식점을 개업하면서 영업 목적으로 구입한 이륜자동차를 계속적으로 사용하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안에 대하여, 대법원은 보험사가 이륜자동차 관련 약관조항(계약 후 알릴 의무)에 대한 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음을 인정하면서도, 이는 약관조항에 국한된 효력상실의 문제일 뿐이고, 상법 제652조 제1항에서 정한 통지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한 계약해지는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해당 사건의 보험사는 약관에 규정된 ‘계약 후 알릴 의무’ 위반과 더불어, 상법 제652조에 명시된 ‘위험의 현저한 변경 및 증가에 대한 통지의무’ 위반을 근거로 계약을 해지함을 보험계약자측에 통보하였고, 대법원은 약관규정 위반과 함께 상법 제652조를 위반한 경우에는 약관조항에 관한 설명의무의 이행 여부와 관계없이 상법 조항에 따라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4다289680 판결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약관조항의 명시 · 설명의무를 이행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보험약관의 명시 · 설명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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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기간 중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안 때에는 지체 없이 보험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상법 제652조 제1항 전단). 이러한 통지의무는 보험계약의 효과로서 인정되는 의무가 아니라 상법 규정에 의하여 인정되는 법정의무로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이를 해태한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내에 한하여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상법 제652조 제1항 후단).
…
그러나 보험자가 상법 제652조 제1항의 통지의무를 구체화하여 규정한 보험약관의 명시 · 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보험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을 뿐이고, 이때 상법 제652조 제1항의 적용까지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상법 제652조 제1항 전단의 통지의무를 해태하였다면, 보험자는 이를 이유로 상법 제652조 제1항 후단에 따라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
원심의 판단과 같이 피고가 이 사건 약관조항의 명시 · 설명의무에 위반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더라도 이 사건 약관조항의 내용을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게 되는 것뿐이고, 그로 인하여 상법 제652조의 적용을 배제하는 효과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망인이 보험기간 중 배달전문 음식점 영업을 위하여 오토바이를 계속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이 사건에서, 보험계약자인 원고 또는 피보험자인 망인이 상법 제652조 제1항에서 정한 통지의무를 해태한 경우 피고는 이 사건 약관조항에 관한 명시 · 설명의무를 이행하였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위 상법 조항에 따라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이는 보험사가 자신이 만든 ‘약관’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약관의 구속력은 상실되더라도, 상법이라는 ‘강행규정에 준하는 법률’이 부과하는 본질적인 의무(사고 위험이 급증했을 때 보험사에 알려야 하는 통지의무)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상법상 통지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하였음이 입증된다면, 보험자는 무효가 된 약관이 아니라 법률인 상법 제652조 제1항 후단에 근거하여 해당 보험계약을 유효하게 해지할 수 있다는 판결입니다.

3.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액 산정
보험설계사의 기망이나 중대한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결과적으로 보험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된 경우, 계약자는 보험사나 보험설계사를 상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됩니다.
여기서는 이와 같은 보험설계사의 위법행위(또는 설명의무 위반)가 인정된 때, 구체적인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기준을 살펴보겠습니다.
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2다200317(본소), 2022다200324(반소) 판결
보험설계사 E는 망인이 I 협력사 직원으로서 울산 동구 지역에서 이륜자동차를 이용하여 출퇴근한다는 사실을 알고 피고 B에게 ‘망인이 출퇴근 시 이륜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사고가 나더라도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하면서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체결을 권유하였다.
… 이륜자동차로 출퇴근시 발생한 사고에 대하여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망인의 자필 서명을 받은 비운행 확인서와 망인의 출입증을 보험청약서와 함께 원고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이는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포함된 이 사건 특약의 적용범위에 관한 것으로서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사항이고 피고 B가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체결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다.
… E는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을 모집하면서 이 사건 특약에도 불구하고 이륜자동차로 출퇴근 시 발생한 보험사고에 관하여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정확한 요건에 대하여 피고 B가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설명하여야 함에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나아가 E는 이 사건 각 보험계약 모집 당시 피고 B에게 비운행 확인서 제출의사가 있는지 확인하거나 비운행 확인서를 피고 B에게 교부하여 망인에게 서명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망인의 출입증 제출을 요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어야 함에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
보험설계사의 위법행위로 보험계약이 무효가 되거나 일정한 사고를 담보하지 못하여 보험계약자가 지정한 보험수익자에게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은 경우 그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서 보험계약자에게 발생한 손해는 보험설계사의 위법행위가 없었으면 보험계약자의 의사에 따라 정해지는 보험수익자에게 지급되었을 전체 보험금 상당액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4. 시사점
약관조항에 대한 설명의무 이행 여부와 관계없이 상법 조항에 따른 보험사의 해지권을 인정하는 대법원 판단이 나옴에 따라, 향후에는 보험사와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사이에서 설명의무, 고지의무 위반에 따른 분쟁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지가 궁금해지는 시점입니다.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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